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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부모 가족 우린 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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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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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황은숙 소장)는 한부모가정의 긍정적인 모습을
알리기 위해 조선일보에 협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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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재구성] [10] '한부모 가족' 124만 가구 "우린 정상(正常)"
입력 : 2009.08.08 03:06
싱글맘, 싱글대디
과거같이 주눅들기보다 당당히 '싱글맘·대디' 밝혀 가장 큰 문제는
자녀교육
둘째가 두 돌을 지낼 무렵 이혼하고, 9년째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싱
글맘 오윤주(39)씨는 경기도 부천에서 한부모가정센터를 운영하고 있
다. 유치원생·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부모 가정 반(反)편견 교육'
강의도 하러 다닌다.
그런 그녀라고 처음부터 당당했던 건 아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
학하고 엄마들끼리 급식·청소 당번을 정할 때조차 학교에 가는 게 싫
었다. 남편 이야기가 나올 텐데 어떻게 응수해야 할지 암담했다.
이웃에서 "집에 차 마시러 놀러 오세요"라고 할 때도 부담스러웠다.
그런 오씨 어깨를 쫙 펴게 한 건 두 딸이다. 엄마가 남의 눈을 피해
집 안으로 숨어들 때, 두 딸(13·11세)은 주눅 들기는커녕 보란 듯이
매년 학급 반장 임명장을 가져왔다. 학교 성적도 늘 선두를 달렸다.
오씨는 "어린 애들도 저렇게 당당한데 제가 언제까지 남들에게 '애들
아빠는 유학 갔어요'라고 거짓말할 수 있겠어요…. 엄마가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도 자연스레 남들 눈을 두려워하게 될 것 같았어
요"라고 말했다.
이제 오씨는 매년 학기 초에 먼저 아이들 담임을 찾아간다. 혹시 수
업 시간에 아이가 난감한 질문을 받을 수 있으니 미리 가정환경을 설
명해 두자는 생각에서다. 남들이 남편 직업을 물어봐도 당당하게 "전
싱글맘이에요"라고 대답한다. 오씨는 "우리는 모자라고 이상한 가족
이 아니라, '또 다른 가족'의 형태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씨 말대
로 '한 부모 가족'은 더 이상 소수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2005년에 싱글맘(엄마+자녀) 가족은 100만, 싱글대디(아빠+자녀) 가족
은 24만가구를 넘어섰다.
지난해 한 해 결혼 건수(32만7700쌍)의 40%인 11만6500쌍이 이혼했
다. 하루 320쌍이 이혼해 하루에 640명의 '돌싱(돌아온 싱글)'이 탄생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 아빠와 같이 살지 않아도, 남편이 없어도 세 모녀는 당당하다. 경
기도 부천 자택에서 ‘싱글맘’오윤주(가운데)씨와 두 딸 최경희(13·
왼쪽)·승원(11)양이 “우린 부끄러울 게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부
천=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우리는 비정상이 아니다"
인천 남동구청 옆 외진 비탈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차를 타고 가
면, '아담채'라는 이름이 붙은 4층 건물이 나온다. 2년 전 문을 연 이
곳은 국내 유일한 저소득층 부자(父子) 보호시설이다. 18세 미만 자녀
를 키우는 싱글대디만 들어올 수 있는 이곳엔 현재 20가구가 살고 있
다.
아내와 이혼한 후, 8년 전부터 아들(당시 초등학교 4)을 키우던 김모
(41·자격증 시험 준비)씨 부자도 지난해 10월 아담채에 들어왔다. 애
정 표시에 서툰 아버지와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둘 사이에서 속 깊
은 대화가 오가는 일도 거의 없었다. 안 그래도 내성적이던 아들은 부
모 이혼 후 겉보기에도 훨씬 움츠러들었다. 그런 그들에게 아담채는
생활의 전환점이 됐다.
김씨는 "아이가 여기 오고 나서부터 많이 밝아졌어요. '오늘 학교에
서 뭘 했다'며, 먼저 말을 붙이기도 해요.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모
여 있어 그런가 봐요"라고 말했다.
아버지 역시 이곳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 하나가 김씨가 '형님'이
라고 부르는 전모(43·엔지니어)씨다. 전씨는 2000년 이혼한 후 고3
딸, 고1 아들과 함께 살다가 지난해 아담채에 왔다. 비슷한 아픔을 갖
고 있는 이들은 일요일엔 종종 가족들끼리 다 같이 모여서 삼겹살을
먹으러 가거나, 건물 뒤뜰에서 맥주잔을 부딪치기도 한다.
김씨는 "처음엔 아픈 점, 부끄러운 점을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어
요. 그래도 시간이 조금씩 지나다 보니 같은 남자니까, 아버지니까 이
해하는 점이 생겼죠"라고 말했다.
◆부정적 시선은 사라지지 않아
그러나 아직까지 한 부모 가정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많다. 가장
큰 문제가 자녀 교육이다.
싱글대디 오종인(46)씨는 아이가 7살 때 집을 나간 아내와 이혼했다.
아들 지운(15)이는 부모 이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 밑에서 건강하고
밝게 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할머니와 떨어져 살기 시작한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아이
는 삐딱해지기 시작했다. 오씨가 '아들 시집살이'를 겪기 시작한 것
도 이때부터다.
지운이는 중1 때는 엄한 담임 선생님에게 적응하지 못하고 대인 기피
증까지 앓게 됐다. 아들은 1년간 학교를 쉬고 치료를 받았고, 아버지
도 사업까지 접고 아들 치료에만 매달렸다. 오씨는 "어느 가정이나 어
려움은 있겠지요. 우리는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아니까 계속 노력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부모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아이들에게 상처를 안겨 준 것 같
아 가슴 아플 때도 있다.
오윤주씨는 몇 년 전, 낙천적인 아이들이 울적해하는 것을 보고 이유
를 물었다. 아이들은 "당시 유행하던 '아빠, 힘내세요'라는 텔레비전
광고 주제가를 반 아이들이 모두 따라 부르는데, 우리는 아빠가 없으
니 그 노래가 그렇게 서글프게 들리더라"고 했다. "지금도 애들 그 말
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요. 자식이 아파하면 부모는 그 몇 배나 가슴
이 아프죠. 하지만 그런 만큼 더 좋은 엄마로, 더 화목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려 해요. 그게 저와 아이들을 위한 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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