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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숙 칼럼] 행복한 자녀가 건강한 자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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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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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
조회수 |
3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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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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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아름다운가정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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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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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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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녀가 건강한 자녀이다
황은숙 박사(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장)
2009년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밝아온다. 새해를 맞이하면 어린시절
어머님이 사주시던 설빔이 생각난다. 두꺼운 나일론 천으로 누벼진 코
트였는데 그 위에 쌀알 모양의 털실이 엉켜 멋스러움을 나타내는 옷이
었다.
쌍둥이 남매
우리 집에는 이런 코트가 언제나 두벌씩 있었다. 하나는 내 것, 그리
고 다른 하나는 언니의 것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똑같은 옷을 입었던
이유는 두벌을 사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어머니의 소비성향 때
문이었다.
그렇다보니 우리 자매는 동네에서 쌍둥이로 통했다.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 "너희들은 꼭 쌍둥이 같다"고 말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는 정말 “우리가 서로 닮았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커가면서
의문이 생겼다. 사실 우리는 그리 닮은 점이 없었다.
난 키가 작고 통통한 편이었고, 언니는 깡마르고 키가 컸다. 누가 봐
도 닮은 구석이 없다는 것을 바로 알아 차렸을 것이다. 그런데도 주
위 분들이 우리를 쌍둥이라고 부른 것은 바로 똑같은 옷을 입었기 때
문이었다. 나는 왜 나만의 옷을 입을 수 없는지 궁금했다.
형제가 없었더라면
쌍둥이 옷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부모들의 교육방식도 이와 크게 다르
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서울시 한부모가정 실태조사에 의하면
한부모가정의 자녀수는 보통 1~2명인데, 그 중 자녀가 1명인 경우가
32.0%, 2명인 경우가 59.2%, 3명이 8.2%, 4명 이상이 0.7%로 나타났
다. 이는 쌍둥이 코트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가정이 전체의 약 70% 정
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부모들은 자녀 양육의 부담을 느끼게 된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필요한 생계비와 보육 및 교육비의 부담이 배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가 많은 가정의 자녀들은 “형이 없었
다면, 동생이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형이나 동생이 없었다면 먹
고 싶은 것도 많이 먹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이 살 수 있었을 텐데”라
고 말하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형제가 있어 자신의 필요
를 충분히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느끼는 상대적인 빈곤 때문일 것이
다.
잘못된 쌍둥이형 교육
자녀들이 형제로 인해 어떤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면 부모들은 쌍둥이
형 교육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쌍둥이형 교육이란 부모
가 자녀의 개인적인 기질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녀들을 일률적으
로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잘못된 자녀양육 태도라 할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쌍둥이형 교육의 전형은 영아기에 나타난다. 영아
기 시기의 자녀지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실수는 발달과 관련된
것이다. 첫돌 시기가 되면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돌이 되기 전에 젖
을 떼고, 걸어 다닐 수 있게 된다. 이 시기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일반적인 발달과정을 거치지 못할까봐 걱정을 한다. 그 후 두 돌이
될 쯤 이면 기저귀 떼기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큰 아이의 기저귀 떼기에 쉽게 성공했던 경험이 있는 부모라면 기저
귀 떼기에 더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그래서 “형은 똑똑해 기저귀
를 빨리 뗐는데 너는 왜 이 모양이냐”며 어린 자녀의 궁둥이를 철썩
철썩 때리기도 한다.
큰 아이가 특정 시기에 성숙한 발달을 보였다고 하여 작은 아이도 그
렇게 되리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다. 아이는 모두 다르다. 동
일한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난 자녀들도 모두 각각의 발달을 거친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아이들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각 아동에 맞는 지도
를 할 필요가 있다.
즉, 큰 아이가 그랬으니까 작은 아이도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는 쌍둥
이 교육이 아니라 쌍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각각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부모가정의 아이들
영유아기를 지난 한부모가정 아동은 부모의 이혼, 사망 등으로 심리적
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의 주된 정서는 분노감, 상실감, 우울감,
열등감, 실패감, 좌절감 등이다. 이러한 심리적 혼란은 위축된 행동
을 보이도록 하거나 반대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도록 만든다.
그러나 한부모가정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민감하
게 반응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한부모 조차도 배우자와의 분리로 인
해 증오심을 키우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등 위기상황에 처해있기 때문
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한부모가정 자녀들이 보이는 심리적인 혼란은 한
부모의 심리에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어느 한부모가정의 어머니가 중학교 1학년생 아들을 데리고 상담실을
찾았다.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자녀가 우울증이 심해 걱정이라며 치료
를 해달라고 하였다. 그 어머니와 자녀를 대상으로 우울증 검사를 해
본 결과 자녀는 경우울, 어머니는 중우울로 진단되었다. 이처럼 한부
모가정의 부모가 느끼는 우울감은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자녀를
우울한 아이로 만들 수 있다.
한부모가정의 형제들
아동기나 청소년기가 되면 한부모가정의 자녀들은 부모와 떨어져 있
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이 때 형제가 있다면 부모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한결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형제가 있다고 하여 모두 좋은 것만
은 아니다.
형제가 있는 경우 자녀들은 한부모가 없는 사이에 외로움을 덜 수 있
지만 반대로 형제로 인해 집에 들어오는 것이 싫거나 불안할 수 있
다.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괴롭힐 때 더 그러하다.
형제가 많은 경우 한부모는 부모역할을 큰 아이에게 맡겨 두는 경우
가 있다. 이런 경우 큰 아이는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러나 저
소득 한부모가정의 아이들 중에는 애정결핍 등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
한 자녀들도 있어 큰 아이의 동생 돌봄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
인 측면이 더 많을 수 있다. 이런 경우 큰 아이는 엄격하고 무서운 독
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형이 아버지의 역할을 담당하는 가정의 동생들은 집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어 종종 비행에 빠지기도 한다. 가정
밖을 맴 도는 한부모가정 자녀를 위해 부모는 자녀를 직접 지도할 필
요가 있다. 지치고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더라도 자녀지도만은 직접 챙
겨야 형제간의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
래야 가정이 평화로워진다.
쌍둥이형 교육에서 벗어나기
한부모가정 부모가 보이는 자녀양육의 문제는 너무 엄격하거나 허용적
이라는 것이다. 엄격한 부모들은 자녀의 생활태도나 성적을 올리기 위
해 엄격한 태도를 취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애비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는 바램이 숨겨져 있다. 반면
에 허용적인 부모는 자신으로 인해 한부모가정에서 성장하게 된 자녀
에 대한 죄책감이 자신을 심부름꾼으로 만들게 한다.
이러한 양육태도는 쌍둥이형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부모가정의
부모는 자녀를 양육할 때 남의 말에 휘둘리거나 죄책감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양육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적인 편견과 죄책감
에서 벗어나야겠다.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하다
한부모가정의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기
쉽다. 어떻게 하면 자녀를 잘 키울 것인가? 그런 질문의 해법은 “내
가 얼마나 행복한가”에 달려있다.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자녀는 그 어느 가정의 부모-자녀관계보다 유대
감이 깊다. 그렇다보니 부모가 슬퍼하면 자녀의 마음은 우울해진다.
부모가 분노감에 치를 떨면 자녀는 세상을 원망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자녀가 보이는 부정적인 행동에는 부모의 정서적인 측면이 작
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한부모가정 자녀 중에는 행복감에 넘치
는 건강한 아이들도 많다. 그들은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
게 살아가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다.
이러한 한부모가정 자녀들을 볼 때 한부모가정의 자녀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한부모가 행복한 모습을 찾는 것이다. 한부모가 자
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살아갈 때 한부모가정의 자녀 역시
당당하고 건강한 자녀로 성장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아이에게 꿈
과 희망을 안겨주고, 자신에 대한 자아존중감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해
서는 먼저 한부모, 당신이 멋지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금년 한해는 자녀들과 함께 행복을 찾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
(월간 아름다운가정 2009년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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