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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숙 소장 칼럼] "한부모가정의 날" 선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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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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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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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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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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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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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의 날" 선포
황은숙 박사(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소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 달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
의 날, 성년의 날이 있다. 또한 공식적으로 특별한 날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입양의 날, 부부의 날, 가족의 날 등 특별한 날들이 여럿이
다.
특별한 날이 이리 많으니 5월에는 시군구는 물론, 크고 작은 공원과
박물관 등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에는 각종 행사가 줄을 잇고 있
다. 특히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이들
행사들은 아동의 권리 선언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이 땅
의 수많은 아이들이 아직도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대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족간의 관계가 단절된 가정
가정의 달 역시, 이런 맥락에서 출발한다. 가정이 가정으로서의 역할
을 잘 수행하지 못하고, 갈등과 부조화를 낳고 있다. 우리 사회는 위
기에 처한 가정의 어려움을 사전에 적절히 지원하지 못했다. 그 결과
가정은 다양한 형태의 가정으로 분화되고 있다 하겠다.
가족이란 전통적으로 혼인으로 맺어진 부부와 그들의 자녀
로 구성된 가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가족상은 가부장적인 가
족관계 속에서 여성과 자녀들의 지위를 흔들었다. 권위적인 아버지의
호통은 온 집안에 폭풍우를 몰아왔고, 어머니와 자녀들은 번개를 맞
은 듯 아버지의 권위에 순복해야 했다. 이러한 권위적인 가정은 아직
도 존재하고 있다.
몇 해 전, 5월 모 방송국의 요청으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
으로 “이 시대의 아버지상”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만 5세
유치원 아동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느끼는 아버지상을 조명해 현대사
회의 아버지상을 정립해 보자는 취지였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려 보세요”라고 했
다. 우리는 가정의 달에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상을 기대했는지 모른
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생각은 뜻밖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버지를 “집에서
잠만 자는 아버지”, “턱수염이 덥수룩하게 나서 뽀뽀하면 따가운 아
버지”, “입에서 술 냄새나는 아버지”, “방귀만 붕붕 뀌는 아버
지”, “컴퓨터에 매달려 바둑을 두는 아버지”, “엄마와 자녀에게
화를 내는 아버지”,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자녀
와 가족에게 무관심한 아버지” 등으로 묘사되었다. 아이들이 느끼는
이 시대의 아버지 상은 아버지라기보다는 “군주”요, “독재자”요,
“손님”같은 존재였다.
“가정의 달”에 소외되는 한부모가정
2008년 현재 우리나라 한부모가정은 약 1,500천 가정으로 예측된다.
이는 2005년에 비해 130천 가구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증가는 아버지
상과 관계있는지 모른다. 자녀에게 무관심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
지가 부인에게 잘 했을 리 없다. 가족 간의 관계 단절이 이혼으로 이
어졌다 하겠다.
그러나 새로운 삶에 도전하려던 한부모가정은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사회의 매서운 몰매를 감수해야 한다. 사회는 이들을 “인생 실패자,
인생 낙오자”로 낙인찍거나 어디인가 문제 있는 사람으로 몰아세운
다. 심지어 한부모가정에서 자란다는 이유로 한부모가정 아이들을 문
제아나 비행아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렇듯 한부모가정을 비정상적인 가정으로 인식하다 보니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한부모가정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싱글대디들이 자녀
를 데리고 공원에 나가면 주위의 시선을 끌기 십상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왜, 엄마는 안 왔어요? 어디 아프신가요?”하고 묻기
도 하고 어떤 이들은 “혹시 한부모 아니야?”, “왜? 아버지와 자녀
만 공원에 왔지? 혹시 엄마가 없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아한 시선
을 보낸다고 한다.
순진한 싱글대디가 “저 싱글대디인데요”라고 한다면 “왜 이혼하셨
어요? 그냥 참고 살지” 등 사적인 질문까지도 마다하지 않을 분위기
라고 한다. 이런 지나친 관심과 부담스러운 시선은 한부모가정을 더
욱 위축되게 만든다. 5월 가정의 달에도 한부모와 자녀들은 마음 편
히 나들이조차 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푸르른 5월 가정의 달은 반쪽짜리 달에 그
칠지 모른다. “가정의 달” 5월은 모든 가족을 위한 달이다. 엄마,
아빠 그리고 자녀로 구성된 가정에게만 푸르른 달이라면 그 푸름은 그
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한부모가정의 날 선포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부모가정이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평등
한 가정문화”를 확대하고자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와 한부모가정 관련
단체들은 5월 24일을 “한부모가정의 날”로 선포하려고 한다.
가정의 달이 더욱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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