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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따로 살아도 자녀는 함께 키운다는 발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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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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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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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살아도 자녀는 함께 키운다는 발상을
新 이혼 시대 <中> 年 12만명씩 생기는 이혼가정 자녀
“엄마·아빠와 찍은 사진 내라는 숙제 가장 싫어”
자녀들 상처 줄이려는 ‘이혼자 모임’도 활발
미워도 아이들 위해 ‘친구’같은 모습 보여야
김동섭 기자 dski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수현 기자 paul@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7.10.26 00:56 / 수정 : 2007.10.26 00:56 Url 복사하기
중학교 2학년인 조모(15)군은 이번 달 중간고사에서 평균성적이 40점
대로 떨어졌다. 1학년 때만 해도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조군은 부모가
별거하면서 성격마저 바뀌었다. 아이들과 어울려 담배도 피우고, 학교
에도 종종 빠진다. 아버지가 “왜 공부를 안 하냐”고 말하면 “엄마
도 없는데 공부해서 뭐해”라며 “아무 것도 하기 싫다”고 소리를 지
른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반항에 더 이상 공부하라고 다그치지도
못한다. 한해 이혼하는 부부는 12만~16만 쌍. 이혼 가정 아이들은 작
년에도 12만 명을 넘었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이혼을 못하겠다”
고 말하지만, 이혼자 10쌍 중 6쌍은 아이가 있는 가정이다.
◆편견… 어려운 살림… 사회 관심에서 멀어진 아이들
초등학교 6학년인 지선(여·가명)이는 이번 학기 전교회장 선거에 출
마했다가 떨어졌다.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후보로 나선 다른 반 친구
가 “부모가 이혼한 집 아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모범생’으로
통하던 지선이는 순식간에 ‘문제아’가 됐다. 지선이의 아버지 정모
(48)씨는 “선거에서 떨어졌다는 것보다 친구들이 부모의 이혼 사실
을 다 알게 됐다는 것에 아이가 더 충격을 받았다”며 “아버지로서
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 한스럽다”고 말했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들에게도 큰 충격이다. 지난해 여름 부모가 이혼
한 뒤 정연(4)군은 올 3월부터 실어증을 앓고 있다. 평소 부부간 다툼
이 잦았던 정군의 아버지가 “너도 꼴 보기 싫으니까 엄마하고 나가
라”고 말한 뒤부터 갑자기 말문이 막혀 버렸다. 엄마와 함께 사는 초
등학교 6학년 정훈(가명)이는 얼마 전 “엄마 아빠가 함께 찍은 사진
을 가져오라”는 숙제를 받고선 집에서 울기만 했다. 이혼하면서 엄마
가 아빠와 찍었던 사진을 모두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어버이날 ‘아빠
와 함께 하는 수업’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정훈이 엄마 양모(41)씨
는 “선생님을 찾아가 보고 싶지만, 아이가 이혼 사실을 선생님에게
알리는 것을 싫어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10명 중 7명이나 되지만(2006 보
건사회연구원), 이들 가정의 85%는 아버지로부터 양육비를 못 받아 경
제적 궁핍을 호소하고 있다(2006 여성가족부).
이혼한 모자 가정은 대부분 뚜렷한 돈벌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기초생
활보호 대상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서울가정문제상담
소 김미영 소장은 “많은 부부가 이혼 뒤 적(敵)처럼 변해 서로 돌아
보지도 않지만, 아이들 교육문제에선 마음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말
했다.
◆이혼해도 자녀만은 함께 키운다… ‘新 이혼공동체’ 탄생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정혁(가명·43)씨 부부는 이혼 후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집을 두 채 얻었다. 아빠와 엄마는 따로 살지만, 아이들이
언제든 가까운 거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씨는 “재혼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아이 양육만큼은 이전
과 다름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혼가정들이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서류상으론 갈라섰지만, 일
상 생활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인 김수진 변호사는 “자녀를 위해 극한 대
립을 삼가고 서로 타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 서울 가정법원 협의이혼실 앞 대기실에서 이혼을 앞둔 부부들이 순
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DB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박재현(가명·39)씨는 2년 전 이혼한 뒤에도 초등
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 전 부인과 매년 여름휴가를 함께 간다. 아이
는 엄마가 맡아 키우는데도, 박씨는 육아서적을 찾아 읽고 일주일에
한 번 아동심리강좌도 듣는다.
이들은 모두 현재 사귀는 사람이 있지만, 부담 없이 왕래를 계속한
다. 박씨는 “이혼한 뒤 오히려 아이를 기르는 기쁨을 깨닫게 됐다”
며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내고 있
다”고 말했다.
남성의전화 장원숙 소장은 “부모가 이혼하게 되면 아이들은 ‘버려졌
다’는 느낌으로 살게 된다”며 “심한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 회복되
기 위해서라도 부모가 친구처럼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
다.
이혼 자녀를 제대로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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